청소년이 행복한 남구, '생활밀착형 문화공간' 확충부터
- 등록일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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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행복한 남구, '생활밀착형 문화공간' 확충부터 < 오륙도 글샘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오륙도신문
청소년기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발달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로, 발달 단계상의 정서적 영향과 또래 관계,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개인의 행복 수준이 낮은 집단에 속한다. 2025년 국가통계연구원에서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하위 5위를 기록했다. 2025년 유니세프 이노첸티 리서치 센터(UNICEF Office of Research-Innocenti)에서 발표한 『리포트 카드(Report Card, RC): 예측할 수 없는 세계 속 아동, 그리고 웰빙』에서도 OECD 및 EU 회원국 36개국 아동의 신체·마음 건강, 학업 및 사회적역량 등 아동 웰빙 수치가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7위를 기록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그 주요 원인은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와 자율적인 여가·휴식 공간의 부재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입시 위주의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학업에서 벗어나 댄스, 밴드, 미디어 제작, 메이커 스페이스 등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학교와 가정 외에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모여 멘토링을 받고 또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제3의 공간(Third Place)'이 부재할 경우, 청소년 비행 예방 및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공적 안전망이 약화된다. 청소년들은 "언제든 눈치 보지 않고 찾아가 머물 수 있는 내 동네 청소년 공간"을 바라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현황(2026)에 의하면 남구의 아동·청소년(9~24세) 인구는 약 4만 1,130명으로, 부산광역시 전체 인구(약 45만 2,700명) 대비 9.1%의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부산시 16개 구·군 중에서도 중·서구 같은 원도심 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높으며, 이는 해운대구(약 5만 7천 명), 부산진구(약 4만 7천 명) 등 인구가 가장 많은 대형 자치구의 뒤를 이어 부산 전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규모이다. 남구는 초·중·고교 중심의 학군지와 대연동 일대 대학가(부경대, 경성대, 동명대)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초·중·고등학생(전기 청소년)뿐만 아니라 20대 초반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후기 청소년)의 밀도 또한 부산 내 타 자치구 대비 높게 나타난다.
이처럼 남구는 대학교가 밀집해 있고 대규모 주거 정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공공 청소년 전용 문화·수련 공간이 현저히 부족하여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대연동 등은 부산에서 손꼽히는 학원가 밀집 지역이자 주거 지역으로, 거주 청소년들의 방과 후 문화·예술·진로 활동 수요가 매우 높다. 그러나 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공 커뮤니티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에서 청소년 인구가 4만 명을 넘는 4개 자치구(해운대, 부산진, 사하, 남구) 중 생활밀착형 시설인 청소년문화의집이 단 1곳도 없는 곳은 남구가 유일하다. 청소년 인구가 1만~2만 명대 이하인 서구, 중구, 수영구, 기장군 등도 최소 1개 이상의 청소년문화의집을 보유 및 운영하고 있다. 부산진구의 경우 청소년 수요에 맞춰 3개의 청소년문화의집(센터)을 분산 운영하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청소년 시설(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관 등)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에 필수적인 학교 밖 핵심 성장 기반 역할을 한다. 인구 구조와 지역적 특성에 걸맞은 공공 청소년시설 건립은 남구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교육·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과제이다. 남구의 현실적인 여건과 4만 명이 넘는 청소년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거점 공간' 확보부터 단계별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현재 남구는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정비 사업이 활발하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구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향후 입주할 대규모 유입 인구의 교육·복지 수요에 대비한 청소년 전용 문화복합시설 부지와 건축물을 기부채납 받는 전략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전용 문화복합시설은 댄스 연습실, 미디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밴드 실 등 학교 밖 예술·창의 활동이 가능한 특화 시설로 구축한다.
최종적으로 남구를 대연·문현 권역과 용호·우암 권역 등으로 나누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구립 '청소년문화의집' 본원 건립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이곳에서는 방과후 아카데미, 자치 동아리 지원, 구청 단위 청소년 참여기구 운영 등 공적 청소년 복지 안전망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청소년문화의집 건립은 입시 경쟁 중심의 환경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삶의 역량을 키우고,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공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보호하며, 방과 후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지역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함께 청소년을 키워내는 마을 공동체 회복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여건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 권리를 보장받게 되어 청소년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